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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6개월은 갚지도 회수도 말라”... 쏟아지는 反금융 법안

기사입력 : 2015년09월09일 13:41

최종수정 : 2015년09월09일 13:45

채무 상환, 부실채권 정리 금융사 규제 법안 발의 잇따라

<이 기사는 8일 오후 3시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모 시중은행은 최근 대관업무부서를 팀에서 부로 격상시켰다. 부장을 책임자로 선임하고 대외업무 담당 임원의 직속 부서로 뒀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금융업 관련 법안 발의가 늘어나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부정적인 분위기를 우려해서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규제완화로 가고 있는데 국회는 되레 강화로 가고 있어서, 국회 접촉을 늘릴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국회가 금융업 활로를 막는 규제법안을 쏟아내 금융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규제 완화가 금융업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보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총대를 메고 뛰는 것에 역주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업계에 대해 쏟아지는 의원입법의 공통점은 ‘채무자 보호’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등 11명의 의원이 발의한 은행법 제50조 2 신설이 대표적이다. 채무자가 대출을 갚지 못해도 은행이 대출 상환 독촉을 할 수 없게 한 내용이다.

은행법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채무자가 이자를 내지 못하는 기간을 ‘6개월’로 늘렸고, 이 기간이 지나야만 은행이 대출상환을 독촉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채무자의 기한의 이익(대출을 갚지 않아도 되는 기간)이 살아있기 때문에, 대출이자를 내지 않아도 은행은 상환독촉 등 어떤 조치도 취해서도 안 된다. 또한 연체 횟수도 3회 이상 계속해야 하고 상환하지 못한 금액도 대출원금의 100분의 10을 초과해야 한다. 가령 1억원을 빌렸을 때 대출이자 혹은 원금과 이자를 3회 이상 연속해서 내지 못하고 그 규모도 1000만원이 넘어야만 한다.

현재 규정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계용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채무자가 이자를 내지 못한 기간이 ‘1개월’이 지나면 대출만기가 도래하지 않아도 은행은 대출 모두를 상환하도록 독촉할 수 있다.

강기정 의원 측은 “채무자가 대출금의 이자 지급을 1회만 지체해도 기한이익이 상실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규정으로 은행의 편의만 고려한 것”이라며 “금융소비자가 채무불이행을 치유할 수 있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을 자율적으로 정리할 수 없도록 한 법안도 발의됐다. 대출 회수가 불가능해졌을 때 금융회사는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자산관리공사 등 부실자산 처리회사에 매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김기준 등 10명의 의원은 ‘금융회사 부실자산 등의 효율적 처리 및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설립에 관한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신설하는 제3조의2를 보면 금융회사는 일정 요건을 갖춘 부실채권을 정리해서는 안 된다. ▲ 소멸시효 완성일이 3개월 이내인 채권(소멸시효가 지나면 채무자는 빚을 갚지 않는다) ▲ 채무자가 면책 또는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 채무자가 회생, 파산 또는 개인신용회복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등이다.

이학영 의원 측은 “은행에서 매각된 부실채권이 자산관리회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재매각되면서 채무자는 채권자의 변경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면서 “채무자 보호를 위해 소멸시효가 거의 완성됐거나 채무자가 파산선고 또는 면책을 받으면 매각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원입법은 발의 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심사 절차가 없어 규제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정부 발의 법률안은 부처 협의·입법 예고·규제 심사·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원 발의는 충분한 논의 없이 통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중은행 모 부행장은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어렵게 한 법안은 심각한 경영권 침해이면서 감독규정에도 모순된다”면서 “빚을 6개월을 갚지 말라는 것도 금융시장의 신뢰위기로 이어져 결국 선량한 대출자들만 금리가 오르는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 연체율 등 건전성이 즉각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올 상반기 기준 은행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신한은행이 0.9%, 하나은행 1.21%, KB국민은행 1.24%, 구 외환은행 1.53%, NH농협은행 1.65%, 우리은행 1.73%, DGB대구은행 1.24% 등이다. 

연체율은 신한은행이 0.4%, 하나은행 0.43%, 국민은행 0.51%, 구 외환은행 0.69%, 농협은행 0.71%, 우리은행 0.75%, 대구은행 0.90%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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