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에 들어선 스마트폰. 새로운 성장을 향한 글로벌 IT전자업계의 발걸음이 바쁘다. 스마트기기의 스펙경쟁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실험작은 다양한 방면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의 모바일 시대는 향후 어디를 향해 달려가게 될까. [편집자 주]
[뉴스핌=이강혁 기자] '포스트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웨어러블 기기(입는·착용가능한 기기)의 등장으로 본격화된 모습이다. 하드웨어적 성능이나 디스플레이 기술, 운영체제(OS)의 발전이 가져온 새로운 시장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특히 패션코드와 결합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의 탄생에 목말라 있던 소비자 욕구가 향후 웨어러블 시장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관련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지난해 100만대에서 600% 성장한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은 2340만대, 2016년은 3910만대, 2017년은 551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들이 최근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다양한 실험에 나서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목형 웨어러블 경쟁 시작..삼성전자 선점 질주
최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스마트 라이프의 진화를 가속화한 것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무장한 구글이다. 상품의 완성도는 부족하지만 지난해 구글이 내놓은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는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실 구글글래스는 이전에 없던 완전하게 새로운 기기는 아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음성기능, 여기에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OS, 컴퓨팅 결합 능력까지 갖추면서 웨어러블 기기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면 웨어러블 시장의 본격적인 상업화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중심이다.
이미 IT업체들이 수년전부터 초보적인 건강체크 기능 등을 탑재한 피트밴드 피트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여 왔지만 완성도 높은 손목형 기기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기어'가 시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손목형 스마트 기기는 아직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함께 가야하는 스마트 기기의 변화와 발전 측면에서는 그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이후 지속성장을 고민하면서 찾아낸 하나의 방향이자 차세대 먹을거리로 급부상한 상태다.
▲왼쪽부터 삼성기어2, 삼성기어 네오, 삼성기어 핏. |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선점 의지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14에서 발표한 갤럭시기어 후속작 '삼성기어2', '기어 네오', 피트니스 기기 '기어 핏'을 보면 잘 나타난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모바일 축제에서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 3종을 깜짝 공개하면서 이 시장의 선두주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업계에서는 이 기기들의 등장이 손목형 스마트 기기의 상업화 분수령이라고 보고 있다.
이 기기들은 일단 소비자 요구에 대한 차별화는 물론 패션코드로써도 손색이 없다. OS부터 독자노선을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갤럭시기어와는 다르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타이젠연합의 타이젠OS가 내장됐다. 명품 디자이너의 작품을 채용한 컬러풀한 밴드는 다양하게 교체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스팩도 만족스럽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단적으로 스마트워치인 삼성기어2는 시계의 기능과 카메라 기능, 스마트폰과의 연동 등에서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다. 배터리 용량도 크게 키웠고 심박센서를 탑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음악파일을 저장하고 MP3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구글 OS 공개 '시장경쟁 본격화'..."올해는 웨어러블 춘추전국 시대"
이같은 삼성전자의 시장선점 의지에 긴장한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웨어'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웨어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용 OS다. 안드로이드 기반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쉽게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웨어러블 시장의 OS 주도권 경쟁에 구글의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이미지.<자료=구글> |
LG전자와 모토로라가 발빠르게 이 OS로 무장한 스마트워치를 가지고 시장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와의 경쟁구도가 본격화된 셈이다. 이미 '라이프밴드터치'를 MWC2014에서 선보이며 웨어러블 기기의 기술력을 과시한 LG전자는 'G 워치'를 야심차게 준비했고 모토로라도 '모토 360'을 통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타이젠 OS의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실험하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워치 제품도 곧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역시 이 시장에서 발걸음이 바쁘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맞서 애플의 i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아이워치'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아이워치는 마니아층을 형성한 애플 특유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과 일본 업체들도 시장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스마트워치보다는 단순한 밴드형 제품이지만 곧 파생제품의 등장이 예고된다.
중국 화웨이는 첫 웨어러블 기기인 '토크밴드'를 MWC에서 공개한 바 있다. 1.4인치 크기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휘는 화면)를 적용했고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연결하면 최대 7시간까지 통화가 가능하다. 건강기능도 답재돼 있다. 일본 소니도 MWC에서 스마트밴드 'SWR10'을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연동돼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의 춘추전국 시대가 될 것"이라며 "알림 등 사용자 편의쪽으로 가는 스마트워치와 건강기능 측면의 피트밴드의 다양한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까지는 실험작이라고 봐야하고 웨어러블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의 결과물 정도로 평가한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인 만큼 스팩과 OS 등에서 목적성이 뚜렷한 다양한 전략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