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 주말 유럽 주요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지만, 유로화는 모멘텀을 얻지 못한 채 계속 지역 채무 위기 해법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글로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목요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유로존 정상들의 그리스 추가 지원안과 지역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위기 해법 도출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유로화가 당분간 계속 채무 위기에 부담을 느끼면서 매도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이다.
그리스 위기 해결과 이탈리아 및 스페인 등으로의 위기 감염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 역시 국채발행 한도 증액 합의 여부와 재정적자 감축 전망에 몸을 기댄 채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기 때문에, 유로/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의회가 8월 2일 이전에 합의에 실패할 경우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며, 이에 따라 달러화는 안전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모간스탠리의 론 레벤 외환전략가는 "유로화 약세 분위기가 남아 있지만 강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브라이언 돌란 포렉스닷컴의 수석외환전략가는 달러화가 안전통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방향성을 결정하기 위해 고전했지만 결국 한 걸음 물러나 있는 쪽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달러화의 스위스프랑 및 일본 엔화 대비 환율 변동성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커먼웰스 포린익스체인지의 오머 에시너 수석시장 분석가는 "이번 주에도 외환시장은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출렁일 것"이라면서, "대서양 한 쪽에서는 그리스 2차 구제 금융과 관련된 뉴스가, 다른 한 쪽은 의회의 논쟁 및 신용평가사 등급 강등 가능성과 관련된 뉴스가 시장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지난주 무디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 검토 대상에 올린 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의회의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면 등급을 한 계단 강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뉴욕 외환시장의 유로/달러는 1.4148달러 수준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주초 위기 감염 우려 속에 1.3837달러까지 4개월 최저치를 경신한 뒤에 회복했다.
에시너 분석가는 이번 주 유로/달러가 1.4000달러에서 1.4250달러 범위 내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기세력들은 지난주 미국 달러화 매도 포지션을 줄였다. 지난 7월 12월 기준 주간에 달러화 순매도 포지션은 142억 달러로 직전 주의 151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에시너는 "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 위험을 감안할 때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화의 위험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웰스파고 은행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외환전략가는 "시장은 여전히 미국 의회는 채무 한도 확대에 합의할 것이며,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 패키지도 결론을 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로 인해 시장 여건이 안정되면서 신흥국 통화나 상품 통화 강세 추세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예상"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로화 및 달러화의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수 분석가들은 헤지 차원에서 안전한 스위스프랑을 매수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주 미국 달러화는 스위스프랑 대비로 2.7% 약세를 보여 5월 말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엔 역시 주간 1.9% 하락해 4월 중순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