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영업 제한 풀어달라"…PC방·당구장·노래방 등 시위
"영업 1~2시간 풀어준다고 안 나아져…영업 막으면 안돼"
[서울=뉴스핌] 한태희 김경민 이학준 = # 지난 7일 밤 10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PC방 19곳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밤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말라는 정부 방역지침에도 문을 닫지 않고 점등시위를 벌인 것이다. 하지만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불을 밝힌 PC방 사장들은 가게 문만 열어뒀을 뿐 밤늦게 온 손님들을 죄다 돌려보냈다.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회장은 "점등시위에 참여한 업장은 19곳이지만 손님은 받지 않았다"며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힘줘 말했다.
수도권은 밤 9시까지, 비수도권은 밤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방역지침에 따른 장기간 영업 제한으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지만 정부가 방관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밤 9시에서 밤 10시까지 영업시간을 1시간 늘려주는 조치는 '언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한 처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31일 정부는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기준을 설연휴가 끝나는 내달 14일까지 2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5인 이상 모임금지와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모두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2주간 적용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음식점 모습. 2021.01.31 yooksa@newspim.com |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지방과 수도권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며 "영업시간을 1시간 풀어준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시간을 1~2시간 풀어주는 방식으로 자영업자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기홍 회장 역시 "수도권은 9시, 비수도권은 10시 이렇게 나눈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한탄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점등시위에 나섰다. 지난 7일 점등시위에는 PC방뿐 아니라 식당, 호프집, 노래방, 빵집 등 전국에서 여러 업종의 자영업자들이 동참했다.
빵집의 경우 약 일주일 전인 지난 2일부터 개별적으로 점등시위를 시작했으며, 대한당구장협회 회원 약 400명은 이미 지난 1월 말부터 2주째 항의성 점등시위를 하고 있다.
당구장 사장들은 24시간 영업하지 않으면 경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점심시간대와 퇴근시간대 당구 치러 오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인성 대한당구장협회 전무이사는 "한 경기에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저녁 먹고 7시에 와도 8시 조금 넘으면 경기가 끝난다"며 "밤 9시에는 닫아야 하므로 다음 경기 시작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면 피해가 엄청나다"며 "지난 1년 동안 당구장 약 2000개가 폐업했다"고 덧붙였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0일까지 3일 동안 점등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비대위는 영업 제한으로 인한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손팻말을 드는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수도권 PC방과 코인노래방, 호프집 등에서 밤 12시에 심야 기자회견도 개최한다. 8일 밤 12시에는 서울 서대문구의 코인노래방, 9일 밤 12시에는 서울 서초구의 호프집에서 시위를 진행한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시위에도 방역당국이 대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영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밤 9시 이후에도 손님을 받겠다는 것이다.
김기홍 회장은 "정부 쪽에서 받은 답변은 아직 없다"며 "요구한 사안을 들어주지 않을 시 영업 강행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사무총장도 "영업 규제를 해놓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대안도 없다"며 "영업 자체를 막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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