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이달 멤버십 개편...코로나로 뜬 모바일 사업 강화 차원
원더풀 등급 신설...모바일앱 전용 5% 할인쿠폰 3장 제공
VIP 등급 혜택도 강화...무료배송쿠폰 2→5장 늘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TV홈쇼핑 사업자인 CJ오쇼핑이 이달 초 고객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벌써 두 번째 변경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TV홈쇼핑 업계가 생존 위기에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넓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심산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CJ오쇼핑 멤버십 제도 변경안. [사진=CJmall 홈페이지] 2021.02.04 nrd8120@newspim.com |
◆"바꾼 지 1년도 안됐는데..." CJ오쇼핑, 이례적 멤버십 개편
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이달 1일 고객 등급(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CJ오쇼핑이 멤버십 제도를 변경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현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해 4월 이미 한 차례 멤버십 제도를 변경한 바 있다.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멤버십 제도를 바꾼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멤버십 제도는 고객과의 약속인 만큼 등급 분류방식, 할인 혜택 등을 1년에 두 차례 이상 바꾸는 사례는 드물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멤버십 명칭 변경과 원더풀(Wonderful) 등급 신설이다. 등급 명칭은 ▲VVIP(10회&100만원 이상 구매) ▲VIP(5회&50만원 구매) ▲원더풀(3회&30만원 구매) ▲퍼플(그외)로 변경됐다. 등급은 기존과 같은 4단계로 유지했다.
이는 우수 고객(VIP)과 신규 고객 모두를 단골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기존에는 플래티넘·골드·실버·패밀리로 분류됐다. 일단 우수 고객 등급 명칭은 보다 직관적인 'VIP'로 바꿔 다른 고객층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신규 유입된 고객이 많이 분포한 실버와 패밀리 등급 명칭의 경우 다소 구매 경쟁에서 밀린 듯한 부정적 인상을 주고 소속감과 친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긍정적이면서도 홈쇼핑 채널의 호감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해 신규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존 실버 등급을 폐지하는 대신 원더풀 등급을 신설했다. 실버 등급은 최근 6개월간 1회 이상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도 할인쿠폰 등 혜택을 주자는 취지에서 개설됐지만 고객 유입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이번에 없앴다.
원더풀은 최근 6개월 동안 CJ오쇼핑에서 상품을 30만원 또는 3회 구매한 고객에게 부여되는 등급이다. 혜택도 기존 등급과 차별화를 꾀했다. 원더풀 등급의 경우 모바일 앱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CJmall(몰) 모바일 앱 내 쇼핑플러스에서 사용 가능한 5% 할인쿠폰 3장을 제공한다.
모바일 앱 혜택을 늘려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인 GS홈쇼핑은 모바일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지만 CJ오쇼핑은 아직 30% 중후반대에 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연간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0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5% 늘어난 수치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이 외에도 원더풀 등급 고객은 ▲무료배송 쿠폰 3장 ▲CJ원포인트 0.3% 적립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집토끼도 챙긴다" VIP 혜택도 강화...코로나 불황에 라방까지 이중고 영향
CJ오쇼핑은 VIP 고객을 위한 혜택도 강화했다. 최상위 고객인 VVIP 등급 고객은 이달부터 무료배송 쿠폰 3장을 추가로 제공받는다. 기존에는 무료배송 쿠폰이 2장 제공됐는데, 이번 멤버십 개편에 따라 5장으로 늘었다.
그 외에는 기존 플래티넘 혜택(10% 할인쿠폰 1장, 최대 한도 3만원 내 VIP 5% 즉시 할인쿠폰)과 같다. 퍼플은 모든 신규 가입 고객이 대상으로, CJmall 앱 전용 5% TV쿠폰 1장이 주어진다.
CJ오쇼핑이 멤버십 제도 개편에 나선 것은 TV홈쇼핑이 직면한 생존 위기와 무관치 않다. 현재 TV홈쇼핑 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한층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간 시행되면서 외형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홈쇼핑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과 패션 품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사 TV홈쇼핑으로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도 한 몫하고 있다. 네이버·쿠팡 등 전자상거래(e-commerce, 이커머스) 업체 등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자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TV홈쇼핑 업체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 CJ오쇼핑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취급고)은 3조8820억원이다. 직전 해인 2019년보다 4% 감소한 수치다. 2018년 4조원을 돌파한 이후 2년 만에 3조원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CJ오쇼핑 연간 거래액 추이. 2021.02.04 nrd8120@newspim.com |
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제도는 고객과의 약속이라서 1년에 두 차례 바꾸는 경우는 드물다. 상당히 의아하다"며 "지난해 하반기 많은 업체들이 라이브 커머스에 진출해 올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에 대해 CJ오쇼핑 관계자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며 "모바일 쇼핑시장이 강세인 점을 고려해 전용 혜택을 강화했고 명칭 변경도 새롭고 직관적이면서도 차별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