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응시원서 확인해 "맘에 든다" 문자…1심서 무죄 → 2심 유죄
항소심 "피해자는 큰 정신적 충격…엄정 처벌 불가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중 한 수험생의 응시원서를 보고 맘에 든다며 문자를 한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수능시험 감독관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최한돈 부장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 A(32)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15일 서울의 모 고등학교에서 수능 고사장 감독관 업무를 수행했다. A씨는 수험생들의 응시원서를 확인해 알아낸 수험생 B씨의 전화번호로 "맘에 든다"고 문자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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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 2018.09.05 yooksa@newspim.com |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행위는 부적절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취급자'에 불과해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누설 및 제공하거나 훼손·변경·위조 또는 유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2심은 "원심 판단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취지는 물론 개인정보를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목적까지 저해하는 것이어서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이를 뒤집었다.
구체적으로 항소심은 "피고인은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수능 감독관으로 임명(위촉)되어 감독 업무 서행을 위해 개인정보처리자인 교육청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은 것으로,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된다"며 "피고인은 개인정보파일 운용을 목적으로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취급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고등학교 교사인 피고인이 수능 감독 중 알게 된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맘에 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인데, 피해자는 연락을 받고 두려워 기존의 주거지를 떠나는 등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수사 진행 중에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고소 취하를 종용하면서 '무고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도 있어 엄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