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도 학습격차 우려…"온라인 수업하는 아이보며 착잡"
"친구들 보고 싶다는 아이 요청에 학교 보내지만, 집단확진 우려"
유은혜 부총리 "학습격차 우려 잘 알아…학교와 소통할 것"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나타나면서 약 한 달 동안 중지된 등교수업이 21일 본격 시작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대면 수업에 대한 기대감과 집단감염에 대한 목소리가 동시에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은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교 간 편차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 학교는 매일 실시간 온라인 시스템으로 학생들을 관리하지만, 다수의 학교는 쌍방향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아 '학습격차'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등교수업이 재개된 21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9.21 pangbin@newspim.com |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학교 2000여곳, 경기 학교 4200여곳, 인천 학교 800여곳 등 총 7000여곳이 등교수업을 시작한다. 전체 학교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을 고려해 다음달 11일까지 유·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 고교는 3분의 2 이내로 등교가 제한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를 방문해 등교수업 진행 상황 및 원격수업지원실 등을 둘러봤다.
서울 한산초는 지난 1일부터 실시된 원격수업 기간에 모든 학생에 대해 실시간으로 '쌍방향 아침맞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전학년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제수행 중심 수업을 혼합한 형태의 수업이다.
또 이 초등학교는 교과전담 교사를 두고 매주 목요일 쌍방향 수업을 집중 운영했다. 학년별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온라인으로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해 왔다.
이 같은 학교 측 대응으로 수도권 학교 전면 온라인 수업 기간에도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는 적었다는 반응을 보인 학부모도 있었다. 반면 교육부가 조사한 지난 학기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활용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이 학교에 자녀 2명을 보내는 학부모 A씨(38·여)는 "1주일에 한 번씩 선생님이 전화를 해서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 등을 점검해 줬다"며 "다시 학교에 보내는 것이 두렵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친구들을 보고싶다고 해서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우리 학교는 매일 아침 쌍방향 수업 시스템으로 학생들이 수업한 내용을 점검하고, 모르는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학교마다 (학습에 대한) 편차가 크다 보니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맞벌이 자녀를 대신해 2학년 손녀딸을 등교시킨 B씨(67·남)는 "맞벌이 부부인 자녀를 대신해 손녀딸을 대신 봐주고 있는데 온라인 수업 광경을 보면 착잡하다"며 "저학년의 경우 대면·비대면 수업의 차이는 엄청나게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생들의 등교 현장을 챙긴 유 부총리는 "등교수업과 병행하면서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가 큰데 학교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금처럼 학교의 방역 수칙을 잘 지켜달라"며 "기반 시설 구축이라든가 원격수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기 등 환경에 대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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