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에서 2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해 인접국에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흑사병 환자는 매년 꾸준히 발생해 온 만큼 과민 반응할 필요 없다고 미국 CNN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000~2000명이 흑사병에 걸린다. 보고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실제 감염 건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주로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콜로라도 등 남서부 농촌 지역에서 한 해 평균 7건이 보고되고 있다.
흑사병은 마못과 같은 설치류에서 기생하는 기생충으로부터 병균이 전파된다 [사진=셔터스톡] |
현대 사회에서 흑사병에 걸릴 확률은 상당히 낮고 중세시대와 달리 의료 기술이 발달해 치사율도 낮다. 현재도 흑사병은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서부, 브라질 일부 지역, 아프리카 동남부, 중국 농촌 지역, 인도, 중동 등에서 출몰한다. 하지만 감염된 쥐가 많은 야생에서 생활하지 않는 한 흑사병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중국 국영 CCTV는 네이멍구 주민 2명이 폐 페스트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추가로 2명이 감염이 의심돼 병원에 격리해 조사했으나 흑사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당국은 전염을 막기 위해 환자들을 즉시 격리했고 환자가 이송됐던 응급실도 폐쇄했다. 하지만 확진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10일 가량 머문 것으로 알려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의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추가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지만 흑사병 유행지역 방문 시에는 쥐나 쥐벼룩 등의 접촉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신속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아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 단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흑사병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페스트균을 옮겨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으로, 몽골에서 첫 발원돼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산됐다. 14세기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2500만명이 사망했다. 갑작스런 발열과 오한,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잠복기는 통상 2~5일 정도다. 진단이 늦어질 경우 사망률이 높아지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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