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 지난 18일 선행매매 혐의 리서치 압수수색
'하나 OnlyOne리서치랩' 등 리서치 기반 영업 부담 가중 우려
"개인의 일탈 행위일 뿐…회사 차원 문제 아니다" 확대 해석 경계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하나금융투자가 '선행매매'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최고 리서치를 자부하던 하나금융투자로선 꽤나 큰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도덕적 해이'라는 멍에를 어떻게 떨쳐낼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행매매 혐의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향후 행보가 증권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18일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특사경 출범 이후 첫 사건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기업분석보고서 배포 이전에 주식을 사고파는 '선행매매' 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행매매는 특정 종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개인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A연구원은 특정 종목에 대한 리포트 발표 전 차명 계좌를 이용해 해당 주식을 미리 사놓고, 보고서 발표 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 매매 차익을 거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해당 A연구원은 현재 업무배제된 상태다.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사진=하나금융투자] |
다른 것도 아닌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하나금융투자로선 곤혹스런 눈치다. 하나금융투자는 그간 리서치 역량 강화에 어느 증권사보다 힘을 써온 곳이기에 시장의 실망감도 그만큼 큰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6~7년여 전부터 '증권사는 결국 리서치'라는 기조 아래 리서치센터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애널리스트 77명으로 국내 증권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위는 신한금융투자로, 73명의 애널리스트가 활동 중이다.
당장 영업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8월 20일 리서치센터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운용하는 '하나 OnlyOne리서치랩'을 출시했다.
출시 당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대외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양질의 자료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하나금융투자 내의 여러 부서가 협심해 내놓은 하나 OnlyOne리서치랩이 불확실한 글로벌 증시 속에서 투자자들에게 이정표가 돼 손님들의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도록 전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전사적 지원에 힘입은 덕인지 이 상품은 출시 7일 만에 100억원 가량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 사태가 자칫 흥행가도에 찬물을 끼얹을지도 모를 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 개인의 일탈 행위일 뿐이다. 회사 차원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소수 개인의 일탈 행위에 그친다 해도 업계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은 만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그간의 위상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언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