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2015년=100)가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해 32개월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지난 2년 1개월래 가장 작았다.
일본 총무성은 20일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8월 CPI가 101.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상승률(0.6%)에 비해 축소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 QUICK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0.5% 상승이었다.
일본의 대표적 할인잡화점 '동키호테' 매장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과자류 등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료품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외식의 경우 인건비 급등을 영향으로 전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신상품이 발매된 가전용 내구재도 상승했다. 총무성은 "10월 소비세 증세 전 사재기 수요가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다만 상승율은 지난 2년 1개월래 가장 작았다. 유가 하락의 영향이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일시적으로 유가가 급등했지만, 중기적으로는 하락 기조에 있었다. 8월엔 가솔린이 전년동기비 4.8% 하락, 석유도 1.3% 하락했다. 이에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상승률이 줄어들었다.
총무성 측은 "물가에 원유가격의 움직임이 반영될 때까지는 시차가 있다"며 "중동정세를 보고 물가 동향을 단기적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통신요금도 대기업 각사에 인하 압력이 발생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
변동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품목 가운데 298품목이 상승했다. 하락은 164품목이었으며, 횡보는 61품목이었다. 총무성은 "완만하게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근원' CPI는 101.7로 전년동월비 0.6% 상승했다. 신선식픔을 포함한 종합 CPI는 101.8로 0.3%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토마토나 오이 등 채소의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전했다.
종합 물가지수(좌), 근원 물가지수(중), 근원-근원 물가지수(우) 추이 [자료=일본 총무성] |
◆ BOJ, 10월에 물가 동향 재점검
디플레이션 탈각을 목표로 하는 정부와 일본은행(BOJ)에 있어서 물가 정체는 걱정거리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정리한 민간 이코노미스트 40여명의 예측 평균에서 2019년도 물가상승률은 0.8%에 그쳤다. BOJ의 목표는 2%상승이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은 물가 상승요소지만,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한 교육무상화나 휴대전화 요금 인하 등의 정책이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어 기업이 계속해서 가격 인상을 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BOJ는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발표한 공표문에서 "물가안정목표를 향한 모멘텀을 잃을 우려에 대해 보다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며 "10월 결정회의에서 경제·물가 동향을 다시 점검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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