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 2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출석…野 의원들과 설전
野 “北 눈치 보느라 한미연합훈련도 축소” vs 정경두 “군 폄하 말라”
“지소미아 전략적 가치 있어…여러 요소 고려해 연장 여부 결정”
“北 발사체, 탄도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한미 추가 분석 중”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 정경두 국방부장관 등 우리 정부에 대해 이른바 ‘막말’을 쏟아내며 맹비난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 장관은 21일 “저급하고 천박해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 장관까지 능멸이라고 할 정도로 험악한 말을 하는데 왜 가만히 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책을 받고 “아주 저급하고 입에 담지 못할 천박한 그런 용어들로 비난을 하기 때문에 상대할 가치 조차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8.21 leehs@newspim.com |
이날 국방위는 정 장관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오간 고성으로 가득했다.
야당 의원들은 거듭 ‘군이 북한 눈치를 보느라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고 이름까지 바꿨다’, ‘북한이 대통령과 국방부장관까지 강도 높게 비난하는데 왜 가만히 있느냐’고 하며 정 장관을 질타했고 정 장관은 이에 질세라 ‘훈련을 축소한 것도, 북한의 눈치를 본 것도 아닌데 왜 자꾸 그러느냐’, ‘대응할 가치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다’라며 강하게 맞섰다.
정 장관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북한이 막말을 하는데 왜 대응을 않냐’는 질문을 하자 “걔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우리의 국방태세가 약화되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맏형은 막내가 재롱부리고 앙탈 부린다고 같이 부딪쳐서 그러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어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의 같은 질문에도 “정부 차원에서 이미 ‘(북한의 행위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그런 것들을 하지 않도록 촉구도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아주 저급하고 입에 담지 못할 천박한 그런 용어들로 비난을 하기 때문에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며 “그래서 일일이 대응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8.21 leehs@newspim.com |
정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북한 눈치 보기’ 주장에도 강하게 응수했다.
정 장관은 하태경 의원이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은 19-1 동맹훈련이라고 했는데 하반기 훈련은 ’동맹‘이라는 이름이 빠졌다. 그러면 북한에게 욕을 안 먹는다고 생각하나. 이름 바꾼 게 잘한 것이냐’고 지적하자 “(이름은) 한미동맹 간 굉장히 어려운 여건들을 감안해서 결정하고 발표한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은 알차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이어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같은 내용으로 질책하자 “한미연합연습 정상적으로 잘 한다고 몇 번에 걸쳐 말씀드렸다”며 “자꾸 축소했다고 하시는데 왜 축소했다고 하시느냐. 조정해서 충분히 우리가 훈련 효과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주영 한국당 의원과는 목소리를 크게 높이며 팽팽히 맞섰다.
정 장관은 이 의원이 ‘한미연합훈련을 없애고 축소했는데, 전보다 더 잘 했다는 궤변을 누가 믿어주느냐. 병력도 동원하지 않는 그런 훈련이 제대로 된 훈련이라고 강변하느냐’고 질타하자 “훈련에 참관해 보셨느냐”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장관이 이 같은 발언을 하자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관!”이라고 큰 소리로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제발 군을 폄하하지 말아 달라”고 하며 팽팽히 맞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8.21 leehs@newspim.com |
◆ 정경두 “지소미아, 안보에 도움 되니 연장 신중히 검토하는 것”
국방부 정보본부장 “장거리 미사일, 일본이 탐지하는 부분도 있어”
정 장관은 이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지소미아가 안보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백승주 한국당 의원이 ‘지소미아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지소미아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느냐’고 질문한 것에도 “(지소미아가) 안보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으니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지 도움이 안되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위에 함께 출석한 김영환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단거리 형태의 미사일일 경우에는 통상 한미가 우선적으로 탐지하는 면이 있으나 일본 열도를 통과할 정도의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에는 탄착 부분에서 일본이 탐지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어 백 의원이 지소미아가 안보 적폐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표현상 어떤 의미로 그렇게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안보적폐라기보다는 체결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고 추진됐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발언했다.
정 장관은 아울러 ‘지소미아는 한일 간 문제인데 왜 미국이 언급하고 있는 것이냐’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문에 “미국은 기본적으로 한미일 협력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렇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미일 협력 때문에 지소미아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한일 협력이 깨지면 한미일 협력구조도 약화된다고 판단한다는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하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먼저 파기를 결정해서 지소미아가 연장되지 않으면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하 의원의 질문에는 “가정해서 답변 드리기엔 부적절하다”며 “우리 정부에서는 모든 사안들을 고려해서 검토하고 있으니 조만간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국방부의 의견을 정확히 해 달라’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도 “국방부는 국방부의 의견을 충분히 정부에 전달했다”고 짧게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8.21 leehs@newspim.com |
◆ 정경두 “北 발사체, 탄도미사일이라 보지만 ‘방사포’라는 北 주장에 한미 추가 분석”
“최종 판단엔 시간 걸려…뭐가 됐든 다 대응할 수 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지난 7월 31일과 8월 2일 북한이 쏘아 올린 발사체에 대해 남북 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로 의견이 갈리는 것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이 추가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주영 의원의 관련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국방부는 합동참모본부 발표대로 북한이 5월 이후 발사한 내용(발사체들)에 대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의 비행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으나 쏜 사람들(북한)이 신형 방사포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이 추가 분석 중”이라며 “(최종 판단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탄도미사일이냐 방사포냐에 따라 우리가 대응요격을 한다든지 하는 방어 수단이 다르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작전 형태가 완전히 달라 진다”며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할 수 있고 만일 다연장방사포를 발사한다면 우리는 대화력전 방어체계가 계획돼 있다. 충분히 공격 및 방어를 균형감을 갖고 대응할 수 있고, 대응 계획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사체의 정체를 아직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방어 방법도 다른 것을 어떻게 대응한다는 것이냐’는 이 의원의 추궁에는 “우리에게 날아오게 되면 레이더를 통해 탐지 및 포착해서 방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