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금액보다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
"포천시체육회 전 직원에 대해 수사 의뢰해야"
[포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 경기 포천시의회가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9일간의 의사일정으로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한 가운데, 송상국 시의원(자유한국당)은 19일 문화체육과 감사 보충질의에서 3억7000만원을 횡령한 체육회 A씨와 동료 직원 간 유착의혹을 제기하며 포천시체육회가 제출한 서류에 대해서도 급조해서 만든 것이라고 날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송상국 포천시의원이 19일 문화체육과 감사에서 보충질의하고 있다.[사진=양상현 기자] |
포천시체육회 K사무국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이날 행감에서 송 의원은 퇴직한 2명의 체육회 직원이 관리했던 사업비 통장에서 구속된 A씨가 수십 차례에 걸쳐 횡령을 일삼았다면서 포천시체육회 전 직원에 대한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사업비 통장에서 계속해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는데도 체육회가 모르고 있었다면 말이 안 된다"며 "통장 관리와 도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K사무국장은 "통장은 A씨가 수시로 훔쳐 간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훔쳐 간 것"이라며 "사업이 종료된 2018년도 사업비 통장은 별도로 보관만 하고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사용도 하지 않는 통장을 일부러 매일 열어 보지는 않는다"고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앞서 포천시체육회가 포천시에 제출한 '2018년도 체육회 행사경비 지원예산 정산현황’을 살펴보면 체육회는 보조금 10억 6265만원 중 1억 4353만원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고됐다.
포천사랑 페스티벌 체육회 지원에서 9624만원, 종목별 협회장기(배) 대회 1200만 원, 포천시 장애인체육대회 1305만원, 경기도 포천 한탄강 협곡 트레킹 대회 83만 5000원, 포천시체육회장기 종목별 대회 74만 6000원의 보조금이 잔액으로 보고됐다는 것.
이렇게 제출된 자료는 시의 검사 없이 그대로 포천시의회에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 자료로 제출됐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제출된 서류를 보면 결제일자와 담당자의 사인도 없고, 지운 흔적마저 보인다"고 말하고 체육회 사업비 통장과 도장을 직원 각자가 관리하는데도 A씨가 지속적으로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유착 내지는 방조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송 의원은 "체육회 상근부회장 임명 문서에는 제출자 이름과 문서번호조차 없다. 어떻게 이런 자료를 가지고 행감을 진행할 수 있겠냐"고 하면서 행감 제출서류 자체를 원본에서 복사한 게 아니라 즉흥적으로 만든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상근 부회장은 임원이냐 직원이냐. 규정에도 없는 상근부회장의 역할은 도대체 무엇이냐"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체육회 업무분장표에 업무도 없는데, 왜 월급은 받냐"고 지적하고 횡령 직원의 재산이 없어 채권보전 조치가 이뤄질 수 없다면 체육회를 총괄 지휘하며 체육회 직원을 관리 감독하는 지휘 선상에서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체육회의 방만한 운영에 대해 상근부회장 등 지휘라인에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라며 "횡령금액보다도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고 비판했다.
또 “경찰 수사로 시민 세금 3억 7000만원을 횡령한 직원이 구속된 상태인데 이 돈을 포천시민의 혈세로 손실처리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K사무국장은 "체육회 회장인 시장 지시사항으로 변호사를 통해 채권보전 조치를 하고 있다"며 횡령사건은 구속된 직원의 단독 행동일뿐 방조한 게 아니라고도 항변했다.
상근부회장 임명에 대해서는 경기도체육회에 질의해, 도체육회의 지침대로 2019년 체육회 규정개정에 따른 상근부회장을 둘 수 있다는 명시규정에 따라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은 이사회로 넘겨야 하는데, 대의원 총회 회의록은 왜 행감에 제출하지 않았냐"며 "지금 당장 대의원 총회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감사 중지를 요청했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