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의 한 고위 정부 관리가 중국의 대(對)미국 보복 관세가 사실상 거의 모든 미국산 농산품을 포함한다며 미국이 모든 대중 추가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양국 간의 농업 교역이 예전처럼 돌아갈 일은 없다고 경고했다.
대두 [사진=블룸버그 통신]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한준(韓俊)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1일부터 발효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 부과가 "사실상 거의 모든 미국산 농업 수출품"을 포함한다며 미국 농민들은 중국 시장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모든 추가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대두 교역을 포함한 양자 농업 교역은 예전처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시장을 잃으면 미국이 다시 시장을 되찾는 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두 번 농업계를 지원한 데도 중국 시장을 잃은 이후의 잠재적 손실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국의 관세 영향을 받는 중국 농민들은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면서 대두의 경우, 수입처를 다각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두는 중국에서 식용유로 만들어지고 가축 사료로 쓰이는 등 중요한 농산품이다. 중국이 2017년 수입한 대두 규모는 9500만톤으로, 그 해 내수의 약 90%를 차지했다. 이중 3분의 1 수준인 3280만톤은 미국산이다. 미국과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지난해 대두 수입량은 7.9% 감소했다. 미국산 대두 수입이 절반으로 급감해서다. 대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은 직전년 보다 30% 급증, 6600만톤이 유입됐다.
한 부부장은 대미 중국산 농산품 수출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은 미국 대신 동남아, 일본, 유럽에서 부족한 수입분을 들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의 식품 물가 상승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것이 아닌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 했다. 예를 들어 돈육 가격 폭등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것이고 정부는 돼지 농가 지원과 질병 확산 방지 조치를 하고 있을 뿐아니라 "많은 국가들은 중국에 돈육을 수출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날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중미 경제·무역 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란 제목의 백서를 발표했다. 중국은 무역대화가 교착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아직 협상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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