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2019년 임단협 요구안' 확정…노사 갈등 예고
르노삼성 14일 2018년 임단협 협상 재개…타결 미지수
한국GM도 노사 갈등에 내수 판매 회복 지연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작년부터 이어져온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최대 25% 관세 부과 여부 시한(18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다음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파견,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이 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미국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이 실제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기아차는 1조원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 노조는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나섰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은 지난 8~9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기본급 9만1580원과 격차 해소 특별요구 3만1946원의 임금 인상 등을 담은 '2019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외에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고용 세습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은 삭제하는 대신 만 61~64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안건도 요구안에 넣었다. 노동이사제 도입도 20년만에 재추진키로 했다.
노조는 이같은 내용의 요구안을 13일 사측에 전달하고, 이달 말 노사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이어 하계 휴가 전까지 집중 교섭을 거쳐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현대차] |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올해 만큼 중요한 요구안이 산적한 해를 찾아보기 어렵다 할수 있다"며 "집행부 공약으로 밝힌 '정년연장'과 함께 '통상임금' 해결,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사측과의 한판 승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올해도 사측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고질적인 노사 갈등이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의 시동을 건 현대차에 부담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쌍용차의 사례나 최근 르노삼성 부산공장 파업 상황을 보면 노사 갈등이 내수에서 곧바로 판매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느냐"며 "글로벌 자동차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자동차업계 노조만 여전히 변화하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임단협 협상을 10개월째 진행중인 르노삼성은 다음주(14일)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사가 워낙 강경하게 대치중이어서 타결 여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은 노사 관계 악화로 수출 물량이 반 토막 났을 뿐 아니라 내수 판매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10개월째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사는 27차례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았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62차례(250시간) 부분파업이 발생하면서 2806억원이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29~30일 부산공장 가동 중단(셧다운)을 진행한 르노삼성은, 이달 말 최대 4일간 다시 한번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GM은 신설법인 노조 지위 승계 문제 등으로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파업권까지 확보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지만 올해 임단협 교섭 일정까지 겹치며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GM 역시 올해 4월까지 내수 판매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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