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축·국내 경기침체·비용압박으로 경영부담 높아져"
응답 기업의 36% "투자활성화 위해 기업규제 완화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매출액 1000대 기업들이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반기 매출액 3.01%, 영업이익 1.75% 감소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중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보다 1.71배 많았다. 상반기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33.8%, '변동 없음' 46.4%, '증가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19.8%로 나타났다. '상반기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도 6.0%였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
상반기 중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보다 1.67배 많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36.3%, '변동 없음' 41.9%, '증가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21.8%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도 7.3%에 달했다.
상반기 경영실적은 기업들이 지난해 연말이나 올 초 수립한 계획과 비교해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계획대비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이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보다 1.78배 많았다. '당초 계획보다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27.1%, '비슷' 57.7%,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15.2%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영업이익 하락요인으로는 △글로벌 경기둔화, 내수위축에 따른 제품수요 감소(60.3%) △원자재, 인건비 등의 비용확대(26.5%) ‣ 주력제품 가격하락(7.3%) △신산업 투자비용 증가(2.6%) △미래기술 확보위한 연구개발(R&D) 비용증가(2.6%)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미국, 중국, EU 등 글로벌 경제 위축과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건비 등 비용압박으로 기업들의 경영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기업들은 실적악화에 대비해 사업구조조정에 적극 노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부진 대비책은 △부실사업 재편 등 사업구조조정(20.4%)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신시장 개척(19.4%) △기존산업 및 신산업투자 축소(17.3%) △원천기술 확보노력(17.3%) △재무안전성 관리(12.2%)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확장적 경영을 지양하고 기존 사업의 축소 및 정리를 모색하면서 기업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 지원과제로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기업규제 완화(36%)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안정화(23.8%) △신산업 지원강화(15.2%) △투자고용 관련 세제지원 확대(13.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한경연 상무는 “이번 조사결과 올 상반기 중 기업들의 외형(성장성)과 내실(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될 개연성이 높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주력산업 경쟁력 위축, 미래신성장동력 부재를 고려할 때,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기준 비금융업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7.1%.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7.34% 수준이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