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안으로 전국 학교에 실내 체육시설 설치
학부모들 “마음껏 뛰놀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
전문가 “다양한 실내 체육 프로그램 개발해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으로 학교 실외 체육수업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성장기 학생들이 제대로 된 체육수업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초·중·고교 중 실내 체육시설이 없는 학교에 간이체육실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실내 체육수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제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5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신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연일 발령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은 실내 체육시설로 집중된 상태다. 교육부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실내 수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실내수업 외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걸 이해하면서도 실내 체육수업의 한계를 우려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여성 서모씨는 “며칠 사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는데 계속 실내수업을 하다 보면 축구 같이 제대로 된 체육수업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조그마한 교실 몇 개 크기의 공간에서 얼마나 체육활동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학년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체격이 큰 중·고등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하게 되는지 궁금하다”며 “차라리 근처 청소년수련관 같은 곳을 빌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내 체육시설마저 없는 학교에 정부는 올해 안으로 시설을 모두 확충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1817개 중 실내 체육시설이 없는 학교는 410곳이다. 모든 학교에 체육시설을 갖춘 지역은 광주가 유일하다.
410곳의 학교에 각자 여건에 따라 다양한 실내 체육시설을 지원하게 된다. 체육관이나 교실 4칸 규모의 소규모 체육관, 유휴 공간이 없는 경우엔 교실 2칸 크기의 간이체육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시설 설치가 아예 불가능한 학교엔 체육 도구나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실내 체육 도구로 ‘컵쌓기’를 꼽는다. 이에 대해 대한스포츠스태킹협회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스포츠가 주가 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현재 스포츠스태킹(12개의 컵을 쌓고 내리면서 기록을 측정하는 스포츠)은 적절한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교보재는 관련 기관인 학교체육진흥회에서 개발을 앞두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단계로, 아직 다른 도구나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성별, 학교급, 지역 등에 맞게끔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체육 프로그램의 다양화가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또한 “좁은 공간에서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또 체력 향상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다양한 체육 수업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장기적으론 정부가 지역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