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ESI 마이너스 진입..美 경기 후퇴 전망
소비 둔화·유가 하락으로 물가 압력 낮아질 것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이 경기 확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내년이다. 미국 경기가 정점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따라 내년 금리 인상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경제에서도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기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며 올해가 미국 연준 인상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009년 6월 이후로 확장 국면을 보이고 있는데, 이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정점을 치고 다시 나빠질 것으로 본다"며 "씨티그룹에서 발표하는 경기서프라이즈 지수(ESI, economic surprise index)를 보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는 경기 정점에 다가왔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씨티그룹에서 만든 지표로 최근 세계 경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활용되고 있다. ESI는 '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제지표들이 투자자 전망치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0'을 밑돌면 전망치보다 더 나쁘다는 것인데, 최근 ESI는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김영익 교수는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둔화, 공급 측면에서는 유가 하락이 내년 미국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가계는 금융자산의 36%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 미국 경기가 정점에 도달하기 전 주가가 떨어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가가 많이 올랐지만, 올해 상반기가 정점이었다고 본다.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공급 측면에서도 물가가 오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는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률이 둔화되고 수요 공급 모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3분기 들어 시장 전망을 하회하는 지표가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지수(ESI)는 마이너스로 하락했다"며 "둔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그 원인은 민간 구매력 약화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한 실질 시간당 임금은 이미 전년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소득감소에 따른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카발로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8월 잭슨홀 심포지엄 마지막날,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s)를 언급하며 연준이 왜 지나치게 긴축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카발로 교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과대평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빠르게 재조정하고 전국적으로 비슷한 가격이 만들어지면서 가격이 올라가기보다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