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 증권·금융 > 증권

유진증권 유령주식 사고는 '인재(人災)'...'대형 vs 중소형사 전산이 달랐다'

중소형증권, 변동 내용, 자동 아닌 수작업...자칫 누락 실수 가능
NH투자, 금감원 유권해석 받아 자동화 시스템 도입 '유일'

  • 기사입력 : 2018년08월09일 16:38
  • 최종수정 : 2018년08월09일 17:03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 구글플러스구글플러스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최근 유진투자증권에서 유령주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간 전산시스템 차이를 사고 원인으로 짚었다. 자체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자동화 처리중인 일부 대형증권사들과는 달리 중소형사들은 일부 작업을 수기로 해왔던 것. 이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실수가 생기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전언이다.

9일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해외 주식 분할‧합병과 같은 변동 상황이 발생하면 통상 미국 예탁결제원과 국내 예탁결제원을 거친다. 미국 예탁결제원에서 주식합병에 따른 주식 수를 조정하고 전산을 통해 자동으로 국내 예탁결제원의 계좌명부에 바뀐 내용이 반영된다. 예탁원은 이를 증권사에 전달하고, 증권사는 이를 자사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들은 변경 내용 통지 시스템과 이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거래와 관련해 자체 전산을 구축해 자동화했다. 이 같은 자동화 시스템은 업계내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NH투자증권은 또 예탁결제원과 별도로 자체적으로 블룸버그를 검색하고 이를 통해 주식 변동 내용을 파악, 고객 계좌에 자동 반영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블랙아웃(거래 중지 기간) 없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 예탁결제원을 거치는 프로세스 대신 원장 변경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사 관계는 “주식 변동 내용을 고객 계좌에 자동으로 반영한다”며 “이에 수기처리에 따른 오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의 경우 NH투자증권과 비슷하지만 일부 프로세스에선 차이가 있다. 이들 증권사의 경우 예탁결제원으로부터 주식 변동 내용을 자동 통보(CCF) 받는다. 또 블룸버그를 통해 주식 변동 내용을 검색해 크로스 체크하고 있다.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사옥

이 외에 예탁결제원에서 변동 내용을 통지받은 증권사들은 NH투자증권과 같이 자동 프로세스가 아닌 수작업을 통해 고객 계좌에 반영해 왔다. 총 잔고에 대한 권리 지급분을 배정금액 또는 배정비율에 따라 주주별로 배정하는 식이다. KB증권은 변동 내용을 (수기로) 선반영해 블랙아웃이 없도록 한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효력발생일 동안 온라인 거래가 정지된다. 다만 양사는 오프라인을 통해선 블랙아웃 없이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예탁결제원을 통해 통보받고 수작업으로 변경 내용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 해외주식 변동사항이 발생기면 예탁원에서 2~3일전 통보가 오는데 이번엔 하루 전에 통보가 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사고 배경을 전했다. 이외 다수 증권사가 수작업을 통해 해외주식 변동 사항을 반영 중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예고된 사고'란 반응 일색이다. 일부 업무를 수기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실수가 생기는 이른바 ‘인재’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역시 해외주식과 관련해 시스템 도입을 강제하거나 관리하고 않는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수기로 하다보니 체크나 공지를 놓치면 이 같은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시스템 개선 없이는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 관련 시스템을 비롯해 제도 전반에 대해 관리‧감독의 주체가 없었다”며 “그동안 증권사들이 시스템을 만들고 보완해왔던 터라 결정도, 책임도 증권사가 졌는데 사고가 터지니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내부 통제는 개별 증권사의 몫”이라면서 “시스템 자동화 문제와 관련해선 어디까지 규제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회사마다 규모가 다른 점 등을 감안해 법규화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금감원에는 주식병합 전산 누락과 관련, 한 투자자 A씨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그는 지난 3월27일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30’ 주식 665주를 매수했다. 이후 5월24일(현지 시간) 이 주식은 4대1로 병합됐는지만 전산상 주식병합 내용이 반영되지 않아 다음 날인 25일 A씨 계좌에는 655주가 그대로 확인됐던 것. 이에 A씨는 655주 전부를 주당 33.18달러에 팔았고 이 과정에서 1700만원 가량의 추가 수익을 얻었다.

이를 뒤늦게 파악한 유진투자증권은 매도 제한 조치를 취했고 투자자가 초과 매도한 499주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이후 투자자에게 주식 매입 비용을 청구했지만 투자자로부터 거절당했다. 현재 유진투자증권은 이 투자자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이 투자자는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낸 것이다.

june@newspim.com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 구글플러스구글플러스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