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최근 일본에서 월정액을 내고 양복을 빌려 입는 ‘양복 렌탈’ 서비스가 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레나운(RENOWN)은 전일 월 4800엔(약 4만8000원)에 양복을 빌려 주는 렌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표했다. 대형 백화점 체인인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도 고가의 드레스 등을 렌탈해 주는 서비스를 내달 시작할 예정이다.
레나운의 렌탈 서비스는 월 4800엔~9800엔으로 계약기간은 6개월부터다. 월 4800엔짜리의 경우 춘추복과 추동복 각각 2벌씩 총 4벌의 양복을 이용할 수 있다. 시즌마다 새로운 양복을 보내주며 반환된 양복은 레나운 측에서 세탁해 보관한다.
양복의 정가는 1벌당 6만엔(약 60만원) 전후. 소비자가 총 4벌을 직접 구입하고자 한다면 24만엔 정도가 들지만,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면 연간 6만엔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 양복은 물론 와이셔츠와 넥타이도 함께 보내주고, 어떻게 매치해 입으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기 때문에 코디에 대한 걱정도 줄여준다.
입지 않는 시기에는 본사에 반환하면 되기 때문에 보관할 장소도 따로 필요치 않다. 양복은 2년마다 새로운 상품으로 교환되며,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반환하거나 자신이 구매하거나 선택할 수 있다.
대형 신사복 업체인 AOKI는 지난 4월부터 비즈니스웨어 렌탈 서비스인 ‘슈트 박스’를 시작했다. 월 7800엔으로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 세트를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보다 좋아, 당초 2020년으로 예상했던 회원 수 1만명 목표를 1년 앞당겨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렌탈 서비스와 거리를 두고 있던 백화점 업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쓰코시이세탄은 오는 8월부터 결혼식용 드레스나 ‘여자회(여성들만의 모임)’ 등 특별한 날에 입을 수 있는 원피스 등의 렌탈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함해 10개 브랜드 180여 점의 드레스를 갖췄다. 요금은 2박3일에 1만5000엔~2만엔.
일본에서 양복 등 렌탈 서비스가 유행하는 것은 젊은층의 소비 행태 변화에 기인한다. 최근 일본 젊은이들의 소비 행동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되는 가운데, 의류의 경우도 사는 것에서 이용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7년 양복 판매액은 지난 2007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 쿨비즈 등 회사원의 옷차림이 보다 간편해지는 가운데, 양복 한 벌 사는데 수십만원을 써야 하는 것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레나운의 나카가와 도모히로(中川智博) 총괄부장은 “프레젠테이션이나 중요한 미팅 등에서는 양복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싸게 구입하는 대신 싸게 렌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취업설명회 현장 모습. [사진=일본 총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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