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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넘어 경영간섭"…윤석헌 전쟁 선포에 금융권 한숨

금융사 종합검사 3년 만에 '부활'…전방위 규제 예고
금융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자율 영역도 간섭"

  • 기사입력 : 2018년07월10일 11:44
  • 최종수정 : 2018년07월10일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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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금융사들의 한숨이 깊다. 소비자 보호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나친 옥죄기로 금융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고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이사제)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감독을 넘어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에선 윤 원장이 내놓은 금융혁신 과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리·수수료 체계를 포함한 영업행위부터 지배구조, 내부통제 등 전방위에서 검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윤 원장이 3년 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겠다고 하자 금융권은 사실상 금융사의 'A to Z'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업무뿐 아니라 인사, 경비 집행 등 모든 분야를 낱낱이 훑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지배구조와 소비자보호 등 감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금융사를 선별해 종합검사를 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1년 내내 상시검사 체제에 있기 때문에 특별히 부담이 커지지는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금융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고 시장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간섭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로 은행권의 가산금리 산정체계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적발된 부당금리 사례는 일부 영업점 직원의 실수에 불과한데 은행권 전체를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장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당국은 모든 것을 감시·감독하려는 인상"이라며 "큰 틀을 제시하고 여기에 벗어날 경우 엄한 처벌을 내리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방식은 당국과 금융사 모두 비효율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윤 원장이 금융사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언급하면서 당사자인 업계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윤 원장의 기존 철학에 비춰봤을 때 규제 강화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이 같은 발언의 수위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윤 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전적인 소비자 보호장치 틀을 만들고 사후적으로도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금부터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감독검사 역량의 많은 부분을 불완전 판매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이라는 표현은 좀 의외였다"며 "삼성증권 배당사고나 일부 은행의 부당금리 등 최근 몇몇 사고가 있기는 했지만 이를 넘어 금융권 전반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시선이 깔려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노동이사제나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개입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도 경영권 침해 논란에 주주들의 반대가 더해져 잠잠해졌던 노동이사제를 다시 꺼내들자, 금융권은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사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노동이사제 도입을 압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엄연한 주식회사인 금융사에서 이미 주총 안건으로 올라가 주주들이 반대한 노동이사제를 감독당국이 나서는 것은 과도한 경영간섭"이라고 꼬집었다.

지배구조 감시 강화에 대해선 "셀프연임 논란을 벗기 위해 회추위나 사추위에서 CEO를 배제하는 등 투명성을 높여 왔는데 더 할 수 있는게 있을지 모르겠다"며 "사외이사 면담을 확대한다거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경영의사결정 참여을 확대한다는 것은 일반 주식회사 관점에서 보면 지나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금융사고나 업계 과제에 대해 모든 화살을 금융사에 돌린 반면 감독당국의 자기반성이나 내부개혁 의지는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 소비자 보호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것을 금융사 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금융사고를 방치한 것인지, 감독당국의 다른 책임은 없는 것인지 자기반성이나 내부개혁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한 후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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