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 사회

[언론공룡 네이버] 권력·재벌 봐주는 실시간 검색어

특정정파·기업에 부정적 검색어 삭제
"알권리 침해 넘어 여론 왜곡 가능성" 지적

  • 기사입력 : 2018년04월30일 14:09
  • 최종수정 : 2018년05월02일 08:05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 구글플러스구글플러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올 1월24일 네이버 검색창에서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 갑자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상위권에 오르며 한동안 1·2위를 다투는 일이 벌어졌다.

시작은 평화올림픽이다. 전날 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방남 소식이 알려진 직후 실검에 오르기 시작한 평화올림픽 키워드는 이날 오전 1시가 넘어서며 1위까지 급상승했다.

뒤 이어 평양올림픽도 오전 1시40분경 실검 순위에 집계되기 시작했으며, 3시20분 경에는 평화올림픽을 제치고 1위까지 올랐다. 이후 두 검색어는 1·2위를 번갈아 하며 반나절 이상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평화평양 올림픽 실검 전쟁은 보수와 진보 양쪽 지지자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진단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평화올림픽’을 실검 1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며, 반대 보수진영에서 ‘평양올림픽’을 실검에 올리겠다고 맞받아치면서 실검 전쟁을 벌였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지난 1월 24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창에서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 순위를 다투는 일이 벌어졌다. 2018.04.27. justice@newspim.com

▲네이버도 직접 키워드 조작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2016년 하반기 네이버의 실검 검열 의혹이 불거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네이버 실검 순위권에서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탄핵 등 관련 키워드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네이버의 실검 조작 의혹은 일부 사실로 들러났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원회가 2016년 12월 공개한 보고서에는 네이버가 그 해 1∼5월 임의로 제외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총 1408건, 하루 평균 약 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네이버 내부 지침에는 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에 따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특정 키워드를 삭제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전문가들은 조작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조항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시민권익센터 팀장은 “네이버의 내부 지침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권력 기관의 인터넷 통제 등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여론 왜곡을 일으킨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이 조항은 2012년 KISO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며, 행정·사법기관이 요청해서 검색어 순위를 삭제하거나 제외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재벌 아픈곳 가려주는 네이버

KISO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6년 10~11월 ‘최순실 국정 농단’과 관련한 검색어 4만여 건을 삭제했는데, 한화 측이 요청한 ‘김동선 정유라 마장마술’ 연관 검색어도 포함돼 있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함께 금메달을 딴 김승연 한화 회장의 아들 김동선을 검색했을 때 ‘정유라 마장마술’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뜨지 않도록 한 것이다.

KISO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인물인 정유라 등의 행적에 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조사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색어를 삭제한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네이버는 제품 관련 검색에서도 단점·결함·환불 같은 용어를 삭제해 ‘티볼리 결함’ ‘2080치약 환불’ 등은 노출되지 않게 했다.

또 ‘박근혜 7시간 시술’ 등의 검색어는 ‘루머성 검색어’라고 자체 판단해 삭제했다.

KISO는 “명예훼손처럼 타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소문 일종도 여론이나 민심의 반영으로 봐야 한다”며 네이버의 기업 관련 검색어 삭제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justice@newspim.com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 구글플러스구글플러스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