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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예술가 이야기] 아내에게 헌정한 '사랑의 인사', 에드워드 엘가

기사입력 : 2017년11월16일 15:31

최종수정 : 2017년11월16일 15:31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21)

오늘날 젊은 연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명곡 중의 하나인 《사랑의 인사》는 에드워드 엘가가 32세 되던 해인 1889년에 작곡하였다. 원래 피아노곡으로 작곡되었으나 이듬해에 관현악곡으로 편곡된 뒤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오늘날에는 바이올린, 첼로 등을 위해서도 편곡되어 곳곳에서 연주되고 있는 곡이다.
비록 3분 정도 분량의 아주 짧은 곡이지만, 그 안에는 이 곡을 만든 엘가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의 감정이 담긴, 매우 아름답고 달콤한 사랑의 멜로디이다. 그래서 오늘날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축복하는 음악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고, 음악회의 앙코르 곡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엘가가 《사랑의 인사》를 작곡한 것은 그의 아내 캐롤라인 앨리스(Caroline Alice)를 향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실 엘가의 성공은 앨리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악기 연주자에 불과했던 엘가를 서른 두 살의 늦은 나이에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그 이후 그를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만든 것이 바로 그의 아내 앨리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엘가는 아내에 대해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엘가가 그의 아내 앨리스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을 하던 그였지만, 아내 앨리스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작품 활동이 시들해졌다. 앨리스는 1920년 세상을 떠났다. 엘가의 나이 63세 때 일이다. 이후 엘가는 14년을 더 살았지만 더 이상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 않았다. 그의 음악의 영감이자 원동력이었던 아내 엘가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1888년, 30세의 엘가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연인인 앨리스는 39세로 아홉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엘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해 여름, 앨리스는 ‘Love's Grace(사랑의 고상함)'이라고 제목을 붙인 시 몇 편을 엘가에게 건네주었다. 오랜 시간 써온 시였다. 엘가는 그 시에 곡을 붙여 소품들을 만들었다. 그때 엘가가 악보 표지에 붙인 제목이 독일어 ’Liebesgruss(사랑의 인사)’ 이었다. 표지에는 그의 약혼녀인 앨리스에게 바친다는 헌사가 쓰여 있었다.
그러나 악보 출판물은 잘 팔리지 않았고 결국 출판사는 작곡가의 동의를 받은 다음 제목 자체를 바꿔 버렸다. ‘Salut d'Amour (사랑의 인사)’ 프랑스어 제목이었다. 바뀐 제목의 힘이었을까? 똑 같은 ‘사랑의 인사’라는 뜻이었지만 독일어 제목일 때는 미미했던 반응이 폭발적으로 바뀌었고, 영국 외에도 많은 나라에서 앞 다퉈 출판을 희망했다.
당시의 불어 선호 풍조가 가져온 행운이었다는 평가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이후 날이 갈수록 곡이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곡의 멜로디가 대단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데 기인한다 할 것이다. 어쨌든 이듬해, 엘가는 《사랑의 인사》를 사랑하는 연인 앨리스에게 헌정한 뒤,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Salut d'Amour Op. 12, 엘가의 ‘사랑의 인사’ 악보 <사진=이철환>

에드워드 엘가(Sir Edward Elgar, 1857~1934)는 1857년 잉글랜드의 우스터 근교에서 태어났다. 그는 오르간 주자인 아버지로부터 일찍이 기초 교육을 받았고, 그 후에는 거의 독학으로 각종 악기의 연주법과 작곡법을 습득하였다. 이후 청년 시절에는 주로 고향에서 교회 오르간 주자로 일하였다. 그는 또한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바순 연주자이기도 했다.
1889년, 앨리스와 결혼한 뒤에는 런던에 정주했다. 약 2년 동안 런던에서 일하다가 다시 우스터로 돌아가 작곡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896년 관현악곡 《수수께끼 변주곡(Enigma Variations)》을 작곡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숨겨진 주제와 14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이 곡은 그 음악뿐만 아니라 주제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로도 유명하다. 엘가는 주제가 널리 알려진 선율이라고만 말할 뿐, 그 정체를 밝히지 않았기에 '수수께끼'라는 제목이 붙었다.
14개의 변주는 엘가와 가까운 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음악적 초상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엘가의 아내 앨리스, 친구인 아우구스투스 예거, 그리고 엘가 자신에 대한 것도 포함된다. 각 변주에는 엘가가 묘사하고 있는 이에 대한 힌트가 주어져 있다. 1899년 초연을 지휘했던 한스 리히터는 곡을 극찬했으며, 이의 성공으로 엘가는 드디어 일류 작곡가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의 하나가 되었다.
1919년 발표된 《첼로협주곡》 또한 그의 걸작 중 하나다. 사랑하는 부인 앨리스가 죽음을 앞두고 있던 시기에 만들어진 이 곡은 전체적으로 우수가 깃들어 있어 ‘가을의 매혹적인 슬픔’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곡은 세계평화를 전도하는 지휘자 바렌보임의 아내이자 영국의 뛰어난 첼리스트였던 자클린 뒤 프레가 연주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엘가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역시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Marches, Op. 39)》으로, 관현악을 위한 행진곡집이다. 1901년에서 1907년 사이에 만들어진 곡으로 5곡의 행진곡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이들 곡은 여러 해 동안 따로따로 작곡되었다. 5개의 곡은 전체 28분이 소요된다. 1번부터 4번까지는 1901년부터 1907년 사이에 작곡됐다. 5번은 엘가 만년인 1930년 작곡되었다. 엘가의 유고 중에서 발견된 6번은 미완성이었는데, 안소니 페인(Anthony Payne)이 보필해 완성했다.
‘위풍당당’이라는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 중 3막 3장에 나오는 대사, “우는 군마, 드높은 나팔소리, 영혼을 뒤흔드는 북소리와 귀를 뚫는 듯한 피리소리, 장엄한 군기, 그 어떤 영광 있는 전쟁의 당당한 위풍(Pomp and Circumstance)도 다 마지막이다!”에서 유래한다.
이 총 5곡의 행진곡 중 우리 귀에 가장 익숙한 곡은 제1번 D장조이다. 이 제1번은 서주가 끝나는 부분에서 잘 알려진 〈희망과 영광의 나라(Land Of Hope and Glory)〉가 연주된다. 〈희망과 영광의 나라〉는 엘가가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을 위해 만든 곡으로, 당시 왕은 큰 감명을 받아 가사를 붙일 것을 제안하여, 벤슨의 시가 가사로 쓰이게 된다. 이후 이 곡은 제목 덕분에 제2의 영국 국가처럼 애창되고 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그 인기가 절정에 달한다. 청중들은 이 곡을 듣고 강한 애국심을 느꼈고, 엘가 스스로도 이 곡이 애국심을 고양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요즘은 결혼식장에서 많이 연주된다. 미국에서는 ‘졸업 행진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미국의 거의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식에서 연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Land of hope and glory
Mother of the free
How shall we extol thee
Who are born of thee

Wider still and wider
Shall thy bounds be set
God who made thee mighty
Make thee mightier yet
God who made thee mighty
Make thee mightier yet

영국은 ‘비틀즈’라는 걸출한 대중 음악가를 탄생시킨 나라이다. 이후 클리프 리처드, 앤드류 로이드 웨브 등 무수히 많은 대중 음악가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세계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음악적인 수준이 좀 뒤떨어져 있는 편이다. 오늘날 클래식음악은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독일계음악과 오페라에 강세를 보이는 이탈리아 음악으로 크게 양분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프랑스와 러시아음악이 명함을 내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엘가가 활동하던 당시는 더 심각했다. 당시 이름이 알려진 영국의 음악가로는 헨델과 엘가 정도에 불과했다. 정치와 경제면에서는 세계를 호령했지만 음악에 관한 한 영국은 유럽의 변방으로 큰 음악가에 목말라했다. 더욱이 오늘날 ‘음악의 어머니’로 칭송받고 있는 헨델은 원래 독일 태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왕실에서 그를 모셔다 국왕의 보호 아래 영국에서 활동하게 한 것도 그런 이유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엘가는 이 《위풍당당 행진곡》을 만든 업적으로 만년까지 국왕의 두터운 총애를 받으며, 그의 이름 앞에 ‘Sir작위’가 붙는 영애를 안은 작곡가이다. 그는 1904년 기사작위를 받았으며 이후 준 남작 작위도 수여받았다. 1905~1908년 동안에는 버밍엄대학 최초의 음악교수로도 재직했다. 1920년 평생의 동반자이자 후원자인 아내 앨리스가 세상을 떠난 후 우울증에 빠진 엘가는 거의 작품활동을 하지 않았다. 엘가는 1929년 고향인 우스터로 돌아와 거기서 말년을 보내다 1934년 눈을 감았다.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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