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대중화될 경우 신수요처로 확대 기대"
[뉴스핌=박민선 기자] 6년여 간의 횡보세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다. 신동시장의 절대 '일인자'로 불리는 풍산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구리 가격 상승이라는 '뼈대'에 전기차 시대라는 '근육' 덕에 비상하고 있는 풍산의 주가는 두달새 무려 40%대 고공행진 중. 탄력받은 풍산. 과연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까.
풍산 주가 주봉차트 <자료=대신증권 HTS 캡쳐> |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풍산은 '유일무이'한 기업으로 표현된다. 전세계 동전 제조 시장에서 흔들림없는 1위인 데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총기시장에서도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산산업은 견조한 성장성을 키워가고 있어 기업가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 중이다. 동일업종 내 상위 5개사로 언급되는 태우, 대창, 갑을메탈 등과 비교하더라도 지난해 풍산이 1377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반면 이들은 겨우 30억~50억원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수준이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세계 최대 신동업체인 동시에 방산 부문에서도 상당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외에서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경쟁자가 드물 정도로 탄탄한 수익구조"라며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며 좋아지는 이익에 이익률을 높인 구조 조정, 방산사업의 점진적 규모 확대 등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 하방 받치는 방산, 구리가격에 탄력받은 신동 '콜라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0년 이후 주식시장에서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분위기는 서서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방산부문이 안정성 향상과 구리가격 상승으로 신동부문 이익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풍산이 기록한 신고가는 5만4900원이다. 두달 전인 6월 21일(3만9150원) 단기 저점 대비 40.22% 수익률이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한다면 현주가는 72.68% 높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풍산의 주가가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으며 신고점 경신 흐름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구리 가격의 안정 및 상승시 실현할 수 있는 이익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이고 있다"며 "내년 풍산의 신동부문 마진은 구리 가격의 추세 하락구간 이전인 1000억대로 복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최근 풍산 주가를 밀어올리는 주된 상승동력은 구리가격이다. 주요 광산들의 파업부터 신동의 주소비국인 중국의 하반기 경기 호조 기대감, 여기에 달러화의 약세 흐름 등이 맞물려 구리가격은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최근 1년 사이 상승폭은 36% 수준.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톤당 5691달러였던 평균 구리 가격이 3분기에는 6017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구리 최대 소비처인 중국이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력 소비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관련 투자를 확대 중인 데다가 '전기차 대중화'는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전기차 한대에 쓰이는 구리는 내연기관차보다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쓰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또 한번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 주체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7월 이후 기관이 순매수한 풍산 주식은 334억원 규모로 연초 이후 968억원, 220만주 이상을 쓸어담았다. 외국인 역시 7월 이후 매수세를 형성하면서 113억원 수준의 순매수세에 가담했다. 풍산을 장기 보유 중인 국민연금도 지난해 말 11.46%였던 풍산 지분율은 6월말 현재 13.47%로 늘렸다.이렇다보니 철강및금속업종지수나 코스피지수 대비로도 돋보이는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현재 풍산을 커버리지에 넣고 있는 증권사 10개사 가운데 1곳(대신증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의견 매수, 평균 목표주가는 5만8500원이다.
◆ 구리가격의 추세적 상승, 다만…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들은 구리가격의 급변동이 없는 이상 풍산의 주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구조적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상승세인 만큼 우상향세에 대한 전망이 있는 이상 주가는 크게 움직일 수 있다"며 "전기차 시대 도래와 중국의 경기 회복 등을 전제로 봤을 때는 현재 주가 역시 부담스럽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방민진 애널리스트도 "최근 구리 가격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발 수요 개선 기대 등을 감안할 때 3분기 동사의 메탈 게인 재개 가능성은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승폭이 컸던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구리가격이 산업적 측면이나 산업외적 측면에서 쉽게 급락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주가는 이에 준하는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주가가 저렴한 수준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만큼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추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한 펀드 매니저는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 접근하기에는 부담없다"면서도 "원자재 관련주들이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투자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백재승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구리가격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중국 부동산과 제조업 경기가 호조세로 돌아선다는 전망이 제기된다면 고려해봄 직한 주식이 풍산"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