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금값 뜨고 미국-독일 국채 수익률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조기 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 여기에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증언까지 굵직한 사안이 한꺼번에 집중된 ‘슈퍼 목요일’을 앞두고 자산시장이 ‘리스크-오프’ 모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AP/뉴시스> |
6일 엔화와 금값이 상승 탄력을 보이는 한편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가 지난달 3% 급락한 뒤 안정을 찾은 모습이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자산시장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테레사 메이 총리의 요청으로 결정된 영국 조기 총선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의 향방에 중차대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메이 총리는 단일 시장 탈퇴에 대한 내부적인 반대 목소리를 진화하기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안팎으로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총선에서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노동당을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경우 오히려 브렉시트를 둘러싼 시장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미 전 FBI 국장의 상원 청문회 역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친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부터 러시아의 대선 개입 여부까지 그의 입에서 어떤 ‘폭탄’이 터질 것인지를 둘러싸고 월가는 물론이고 워싱턴도 초긴장 상태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여론이 고조된 만큼 코미 전 국장의 발언 수위에 따라 시장에 작지 않은 충격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CB의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 대해 투자자들은 ‘서프라이즈’가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소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관한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지는 상황이다.
이날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0.9%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엔화 ‘사자’가 몰리면서 달러/엔 환율이 109엔 선으로 떨어졌다.
금값도 상승세다. 금 선물은 0.9% 상승하며 온스당 1300달러 선에 바짝 근접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3bp 하락했고, 독일 10년물 수익률 역시 2bp 내렸다.
런던 소재 CIBC의 제러미 스트레치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사안이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을 것인가를 저울질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회피하자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라보뱅크의 피오트르 마티스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주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목요일에 집중된 이벤트”라며 “주 후반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