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재개발의 그늘’ 갈곳 잃은 길고양이, 속타는 캣맘

기사입력 : 2017년04월26일 10:30

최종수정 : 2017년04월26일 10:36

주민 떠난 마을에 고양이만 덩그러니
안타까운 캣맘, 먹을 거리 갖다주기도
“구해주세요” 동물보호단체 요청 빗발

[뉴스핌=황유미 기자] "어휴, 고양이 많죠. 저 안 쪽 골목으로 들어가보면 있어요."

신정네거리역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신정 2-1지구 재개발 지역에 남아있는 길고양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신정네거리역 1번 출구를 지나쳐 골목으로 발길을 옮겼다.

신정네거리역 인근 재개발 구역. 지난해부터 주민들이 하나둘씩 동네를 떠나기 시작했다. 빈집만이 동네를 지키고 있다. 황유미 기자

신정동 주민 김정우(대학생)씨는 손가락으로 건너편 골목을 가리키며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고양이들이 모여서 산다"며 "비어있는 2층 집에 새끼를 낳기도 하고 여러마리가 같이 지내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신정3동 골목시장 쪽으로 들어갔다. 부서진 유리창 조각들, 나뒹구는 플라스틱 병들, 버려진 옷과 신발들이 집 대문 안쪽마다 쌓여있었다.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빨간색 락카로 벽에 '공가'(空家, 빈집)라고 적힌 집들도 있었다.

몇몇 대문 앞에는 버려진 쓰레기들과 다르게 가지런히 놓여진 그릇들이 있었다. 그 안에는 고양이 사료 몇 알이 남아 있거나, 물이 담겨있었다. 누군가 길냥이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있는 것이었다.

빈집 대문 앞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빈 그릇. 누군가 길고양이의 밥과 물을 챙겨준 것으로 보인다. 황유미 기자

 

빈집 한쪽 계단위에 놓여진 고양이 사료 그릇. 황유미 기자

 

"야옹" 골목 한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멀리 대문 담벼락에 앉아있는 노란색 길냥이가 보였다. 기자가 가까이 다가가자 고양이는 얼른 몸을 일으켜 빈집으로 쏙 들어갔다.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니 검은색과 갈색의 얼룩무늬의 고양이가 대문 안쪽에서 기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자가 가져온 고양이 통조림 사료를 뜯어 내밀자 그 고양이도 집안으로 들어가버렸다.

10분 정도 대기하자, 얼룩 고양이는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사료 캔으로 다가왔다. 사료에 입을 대면서도 주위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았다. 얼룩 고양이의 목에는 노란색 목끈이 있었다. 주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악취가 진동해 주위를 둘러보니 생활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섞여있는 더미가 고양이들이 자리잡은 빈 집 맞은 편에 있었다.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환경에 고양이들만이 남아있는 것이었다.

다른 골목에서 만난 몇몇 길냥이들 또한 초록색이나 빨간색 목끈을 목에 걸고 있었다.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고양이도 있었다.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길고양이들. 왼쪽 고양이는 목에 초록색 목줄을 걸고 있다. 황유미 기자

 

폐허로 가득한 골목을 지날 때마다 빈집 어딘가에서 고양이들끼리 싸우는 소리도 들려왔다.

인근 주민 정모(남·71)씨는 "길냥이들이 원래 사람을 무서워하긴 하지만 여기 고양이들은 유독 사람을 피하는 것 같다"며 "버려져서 그런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행복·축복이(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이름) 엄마'라고 밝힌 캣맘 김모씨는 "이곳을 떠난 시장 상인들 중 키우던 고양이를 두고 가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공사 인부들이 남긴 막걸리를 먹으려하는 것을 보고 고양이들이 잘못될 것 같아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다"고 했다.

서울시 내 재건축·재개발 준비 지역(착공 이전 단계)은 300여곳. 주민들이 떠난 지역에는 길고양이 만이 남아 빈집을 지킨다. 먹을거리도 없는 비위생적인 환경은 고양이들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철거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동물보호단체에 쏟아지는 이유다.

동물보호단체 카라(KARA) 한혁 활동가는 "도시 재개발 사업 추진 시 환경 영향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길고양이 개체수 조사를 하는 등 함께 살아가는 동물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또 사시는 분들이 동네 길고양이들을 데려가주시면 좋을텐데 오히려 자기가 키우던 동물도 버리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尹 영수회담 제안 환영...총선 민심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과 함께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여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3.06 leehs@newspim.com 이어 "국민들께선 '살기 어렵다. 민생을 살리라'고 준엄하게 명령했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국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또 주저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중동 사태 등으로 고유가 현상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6월말까지 연장했지만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개월만에 유가가 또 상승해 고물가 행진에 기름을 붓는 거 같아 참 걱정"이라며 "먹거리 고물가 지속으로 2월 물가 상승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넘었다. 35개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고유가·강달러는 예상 못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데도 기재부 장관은 근원물가가 안정적이라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 태연하게 말한다"며 "지난해 상저하고를 부르던 상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지난해 이런 유동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hong90@newspim.com 2024-04-22 10: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