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금리인상·버블이 없는 한 경제성장 유지는 가능하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 미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던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한 전문가가 "경제 성장세의 유지는 가능하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마크 잔디 <사진=블룸버그> |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 제출한 보고서(U.S. Macro Outlook: In the Eye of the Beholder)에서 "미국의 경제 성적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믿었던 것만큼 좋지도 않지만, 비판론자들이 주장했던 것만큼 나쁘지도 않다(The economy’s performance is not nearly as good as Trump supporters believe nor as bad as claimed by Trump detractors.)"고 평가했다.
그는 "대선 이후에도 미국 경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경기가 지난 8년간 진행됐던 확장세와 똑같은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8년간 실질 경제성장률이 2%였고 매월 2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마크 잔디는 경기침체가 발생하려면 두 가지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경기 과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려야 하고, 주택시장이나 주식·채권시장 등 금융 시스템에서 심각한 버블이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기대보다는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나, 경기회복기에 1분기 성장률은 언제나 완만했기 때문에 이를 너무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마크 잔디는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의 규제 완화와 인프라 투자, 법인세 인하 등의 친성장 정책이 정치적 난관을 거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수그러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완전고용 상태에 가까운 고용 시장에서 일자리가 계속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마크 잔디는 작년 대선 직전에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집권하면 미국 경제가 2018년 초부터 침체기에 접어들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미국은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큰 폭의 일자리 감소와 실업 증가, 높은 금리, 주가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적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