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28년 전 거문도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이내창 씨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특히 당시 이내창 씨와 거문도에 동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안기부 직원 도 모씨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
[뉴스핌=정상호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여전히 의혹이 이어지는 이내창 씨 변사사건을 추적했다.
25일 오후 방송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8년 전 거문도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 이내창(당시 27세) 씨의 죽음을 재조명한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아무 연고도 없는 거문도를 찾아간 뒤 돌연 익사한 이내창 씨 죽음의 석연찮은 점들을 분석했다.
우선 부검의들은 이내창 씨가 사망한 뒤 시신보관소에서 냉동이 아닌 부패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 법의학자는 "당시가 8월인데, 시신보관용 냉장고에 넣었는데 다 부패가 됐다"며 "결정적으로 보관 전 찍은 사진이 없었으면 익사로 보기 어려웠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법의학자는 "사진을 보면 하얀 거품이 있다. 익사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며 "우리가 물에 빠지면 기도 점막에 물이 닿으면서 하얀 거품이 생성된다"고 말했다.
미스터리는 또 있었다. 이내창 씨가 아무 연고도 없는 거문도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왜 들어갔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더욱이 거문도 다방 직원 최씨와 선장 등은 당시 이내창 씨가 여성 도씨, 남성 백씨 등 2명과 동행했다고 증언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당시 이내창 씨와 동행한 안기부 직원 도씨의 행적에 주목했다. 안기부는 5공화국 당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곳. 학생운동에 앞장선 이내창 씨에 대한 안기부 압박은 과연 없었는지 제작진은 도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제작진은 어렵게 도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갑자기 눈물을 보이자 당황했다. 도씨는 친구를 찾아 거문도에 들어간 것 뿐이라며 억울해했다. 특히 사건 당시 경찰 조사 결과 자신의 결백이 모두 밝혀졌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범죄심리전문가 박지선 교수는 "핵심 목격자들의 진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할 수 없는 것들이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 이내창 씨 행적을 목격한 최 씨와 선장의 진술은 이후 경찰에 의해 '신뢰할 수 없는 증언'으로 변질돼버렸다. 이에 대해 박지선 교수는 "이내창 씨 사인을 밝히려는 수사가 아니라 도씨의 결백을 증명하는 수사가 아니었다 싶다"고 추측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김상중은 "분명한 것은, 이내창 씨가 도씨, 그리고 그의 남자친구 백씨와 분명히 거문도행 배에 함께 올랐다는 것"이라며 "사실 돌아보면, 이내창 씨가 숨진 1989년은 아주 중요한 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89년은 전국대학생협회(전대협) 대표자격으로 당시 대학생이던 임수경이 입북하는 등 정부와 학생들의 갈등이 고조된 시기였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내창 씨 죽음과 당시 공안기관의 수사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정황에 대해 알아봤다. 이 가운데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이 거문도 인근 섬에서 지냈다는 증언도 나와 주목됐다.
이내창 씨 친형 이내석 씨는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다. 이건 산 사람이 밝혀줘야 한다"고 바랐다. 이에 대해 김상중은 "저희는 안기부에 이 내용에 관한 문의를 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받은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