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서 'K' 떼고 'MP'로 새출발.."해외사업 강화 포석"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 MPK가 간판을 바꿔 단다. 급격한 실적 악화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자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또 다시 사명을 바꾸기로 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스터 피자와 마노핀을 운영하는 MPK는 오는 31일 진행될 주주총회 안건으로 사명변경안을 올렸다.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MPK그룹의 사명은 MP그룹으로 바뀐다.
MPK의 사명 변경은 약 5년만이다. MPK그룹은 글로벌 종합 외식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2012년 약 20년 동안 사용해 오던 '미스터피자' 사명을 'MPK'로 변경한 바 있다.
관련업계는 MPK의 갑작스러운 사명변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중이다. 통상 기업의 사명 변경이 회사의 이미지 개선 혹은 중대한 변화를 표현하거나 조직이 내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뤄져서다.
현재까지는 지난해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으로 '갑질' 기업 꼬리표를 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PK그룹은 정 회장이 지난 1990년 일본에서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들여 온 뒤 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를 인수했다. 정 회장은 당시 '역M&A' 성공 사례로 손꼽히며 프랜차이즈업계 대부로까지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으며, 경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MPK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미스터피자는 이 사건 이후 폐점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매장수는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40개점이 문을 닫았다. 2014년 한때 420개에 달하던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370개로 줄었다. 특히 폐점수는 지난해 1분기 407개, 2분기 396개, 3분기 377개, 4분기 370개 등으로 정 회장의 사건이 발생 직후 급증했다.
이 탓에 매출도 급감했다. MPK그룹(개별기준)은 지난 2015년 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01년 이후 15년만에 적자전환한데 이어 지난해 역시 3분기 누계 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 3분기 누계 영업손실이 5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적자규모는 2015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MPK그룹의 사명변경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만큼, 최근 사드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겠냐는 시선도 제기하고 있다.
MPK의 'K'는 'KOREA'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MPK는 현재 중국에서 프랜차이즈 및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혐한 정서를 우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MPK그룹은 국내에서 경영하락세를 보이지만, 중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주력 프랜차이즈사업인 미스터피자는 2015년부터 진출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북경와 상해 두곳의 둔 법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11억원을 기록했다.
중국내 매장수 역시 확연한 급증세다. 지난 2012년 24개점에 그쳤던 점포는 지난 2015년 104개로 5배 늘었고, 지난해 국내에서 40개점이 폐점하는 사이 중국에서는 32개점이 문을 열었다.
MPK그룹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활발히 하면서 한국에 있는 본사가 본거지라는 의미를 갖기 위해 사명변경을 추진한 것"이라며 "해외사업 진출을 강화하기 위함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브랜드 및 신규사업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MPK가 사회적 논란을 빚은 이후 실적 악화에 점주들마저 등을 돌리며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며 "사명 변경을 통한 새로운 이미지 구축으로 재기를 노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