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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고발 한국 비켜가, 사드 속도조절 관심

롯데 삼성 빠져, 올해 타깃은 미국 일본기업

  • 기사입력 : 2017년03월16일 14:46
  • 최종수정 : 2017년03월16일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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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진규 기자] 사드보복이 전면화하는 것과 달리 중국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에서 중국 현지의 한국 기업과 제품들이 모두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롯데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무더기로 포함될 것이란 기존의 우려를 뒤집은 것으로, 중국이 사드보복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소비자의 날 완후이 고발프로의 칼날은 미국과 일본에 집중됐다.

3.15 소비자의날 완후이 <사진=바이두>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15일 저녁 8시(현지시간)부터 2시간동안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3∙15완후이(이하 완후이)’를 방송했다. 3.15완후이는 중국의 허위광고 및 부적합식품, 일본의 방사능오염 식품, 미국 나이키 등을 타깃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방송과 함께 중국 언론, SNS등은 실시간으로 내용을 업로드 해 해당 제품 및 기업을 소개했다. 네티즌들은 댓글은 통해 ‘일본은 도움이 안 돼’, ‘나이키 운동화 사면 안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예상과 달리 한국 기업에 대한 언급은 단 하나도 없었다. 방송 전까지만 해도 ‘한국 기업들에 대한 사드보복이 최고조에 달할 것’, ‘삼성 애플 등 외국 스마트폰이 타깃’ 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모두 빗나간 것이다.

◆ 중국 온라인 광고, 불량 콘텍트렌즈 등 방송

올해 3∙15완후이 고발 프로는 예년처럼 국적 업종 기업을 가리지 않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세계 최대 중국어 온라인 백과사전’을 자랑하던 중국 후둥바이커(互動百科)는 허위광고 게재로 인해 뭇매를 맞았다. 후둥바이커는 간암치료제 ‘지자오(極藻)5s’를 광고하면서 ‘7일만 복용하면 간암세포가 없어진다’, ‘월 1만 세트 이상 판매’ 등의 허위 사실을 게재했다. 또한 ‘국가의학진보상’을 받았다며 광고한 중의학병원은 사실 산시(陜西)성에 위치한 작은 진료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완후이는 “중국식약감독관리국에서는 ‘지자오5s’에 관한 어떤 정보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인터넷경제가 돈만 쫓아서는 안 된다.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한 콘텍트렌즈회사와 민영병원은 불법으로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불량 콘텍트렌즈를 판매했다. 이들은 정조우(鄭州), 카이펑(開封)의 학생 13만명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통해 시력검진표를 받고, 근시 학생들에게 불량 콘텍트렌즈를 사라고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사료회사들은 항생제를 섞은 사료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1년 정부가 의약품 첨가를 엄격히 단속했으나, 최근 항생제 등 약물을 사료에 섞어 판매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완후이 방송은 “부적합 사료를 판매하는 회사는 한 두 개가 아니다”라며 지역별로 문제가 된 사료회사 명단을 공개했다.

◆ 사드보복 수위조절? 한국 빼고 일본 미국만 언급

완후이는 일본의 방사능 식품을 공개하면서 “원산지를 허위표기하고 불법 유통시켜 중국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중국은 해당 지역의 식품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후쿠시마지역에서 생산된 식품 및 분유 등이 중국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다.

특히 일본 무지(MUJI)의 식품코너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중국어 스티커로 ‘일본산’이라고만 표기돼 있으나, 스티커를 벗겨보면 일본어로 ‘도쿄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중국 마트에서 ‘홋카이도산’으로 표기한 쌀도 실제 원산지는 후쿠시마였다.

완후이는 다양한 일본 제품을 방송하면서 제품을 유통하는 중국 기업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타오바오(淘寶) 측은 방송 직후 웨이보(微博)를 통해 “문제가 된 일본 가루비칩, 약주, 쌀 등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완후이에 방영된 나이키 농구화 <사진=바이두>

미국 나이키도 완후이 ‘문제기업’으로 거론됐다. 나이키는 지난해 4월 중국에서 ‘코비 브라이언트’한정판 농구화를 판매하면서 줌 에어(Zoom Air)를 장착했다고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에어 기능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처음에 환불을 약속했던 나이키 측은 아무런 대응 없이 시간만 끌어왔다. 완후이는 “예전 2011년에도 나이키가 허위광고를 한 적이 있다”며 나이키의 광고 및 보상방식을 지적했다.

반면, 올해 완후이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 언론들은 “삼성 핸드폰 폭발, 롯데마트 등이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며 “한국 기업들이 블랙리스트를 피해 한숨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 등을 고려해 중국이 사드보복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3∙15 소비자의날 완후이’는 중국 정부부처와 CCTV가 1991년 처음 방송을 시작했고, 2014년부터 최고인민법원 등 기관들이 제작에 참여하면서 행사 규모가 확대됐다. 이 프로는 품질 하자를 비롯해 허위광고 및 원산지 표시 문제 등 국내외 기업 영업의 각종 위법 사례를  낱낱히 고발한다.

중국 내 파급력이 막강해 고발 프로그램에서 한번 지적되면 해당 제품과 기업들은 이미지와 정상적인 영업에 큰 타격을 입는다. 중국 매체들은 완후이 방송 후에도 해당 기업들의 문제점을 보도하기 때문에 방송이후에도 기업들의 피해가 확산된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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