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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공약] 노동법원 설립 "노동자 권익구제" vs "노사 힘겨루기 우려"

참여정부 시절 추진했으나 좌절돼
노동위원회 절차와 법원 쟁송절차 간소화가 현실적이란 지적도 있어

  • 기사입력 : 2017년02월28일 16:25
  • 최종수정 : 2017년02월28일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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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세훈 기자] "민주주의를 통해 시장경제는 튼튼해져야 하고,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은 노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사무금융노조 정책제안 간담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27일 사무금융노조 정책제안 간담회에서 던진 말이다. 그는 "노조를 적대해서는 좋은 시장경제를 만들 수 없다"며 "노조가 회사 경영의 주요한 파트너라는 인식이 있어야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안 지사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노동법원 설치'였다.

안 지사는 현재 노동사건을 다룰 때 사용자측에 유리한 구조라고 보고 있다. 안희정 캠프는 "현재 노동사건은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쳐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으로 진행돼 사실상 5심제"라며 "절차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려 사용자측이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KTX 여승무원 복지 소송과 쌍용자동차 해고무효 확인소송은 각각 7년과 6년이 걸렸다. 소송이 길어지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소송을 포기하거나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검토 사항 재추진

안 지사가 제안한 노동법원 설치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노동계의 오래된 숙원이자 지난 참여정부 시절 사법개혁위원회가 노동법원 도입을 추진하기도 했던 사안이다. 이는 유럽 모델을 참고한 것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노동법원이 보편적이다. 독일은 노동법원(Gerichte fűr Arbeitssachen), 영국은 고용심판소(Employment Tribunals), 프랑스는 노사분쟁조정위원회(Conseil de prud’hommes) 등 노동분쟁만 다루는 전문 사법기관이 있다.

노동법원을 따로 운영하는 나라들은 노동 사건의 특수성을 반영해 일반 민사 사건과 다른 소송 절차를 마련했다. 노동자들이 저렴하게 법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수료를 낮췄고,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한 구제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대법원과 노동부는 우리 사법체계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해 2005년 이후 노동법원 설치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법원은 직업판관 중심의 사법제도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했고, 노동부는 노동위원회의 기능이 중복된다며 반대했다. 

노동법원 설치 '권익보호 측면 바람직', '노사 힘겨루기 우려'

안희정 캠프는 "노동위원회를 거치는 현행 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며 노동법원 재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고등법원 <사진=뉴시스>

전문가들도 노동법원 설치에 동의한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사회 발전에 맞춰 법원의 전문영역을 만드는 것은 국민의 권리보호라는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며 "노동사건이 많아지면서 유럽 같은 경우도 노동을 담당하는 재판소가 독립되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사법부는 현재 과부하가 걸려있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소송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하려면 전담재판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도입시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기도 한다. 노동위원회가 분쟁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장점을 노동법원이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또한, 노동위원회의 여과장치 없이 법정에서 당사자들이 참여해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면 노사 간 힘겨루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천지법의 한 판사는 “전문법원으로 분화시킴으로써 전문성을 제고하고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안이고 요즘 추세에도 부합한다”면서도 “지방마다 특별법원을 다 따로 두기에는 노동 사건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을 하나 더 만들고 건물을 따로 쓰고 조직을 개편하기보다는 노동위원회의 절차와 법원의 쟁송절차를 조금 더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절차를 정비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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