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5건 임상3상 등 돌입...상업화 역량 집중
[뉴스핌=박예슬 기자] 지난 1일 합병한 LG화학 생명과학본부(구 LG생명과학)이 ‘리베이트’ 제공 혐의에 따른 압수수색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연구개발(R&D)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현재 2건의 바이오신약, 2건의 바이오시밀러 등을 포함한 1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Pipeline, 연구 단계)을 진행 중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좌측 첫번째) 이 지난 5일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생명과학사업본부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LG화학> |
이 중 5건의 파이프라인은 높은 단위의 임상단계에 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재 불임치료제 바이오의약품 ‘폴리드롭’의 글로벌 임상3상을, ‘엔브렐’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또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 고지혈증복합제 ‘제미스타틴(ZemiStatin)’도 임상3상 단계에 있으며 심근경색치료제 ‘LC280126’은 임상2상 단계다.
이 밖에 소아마비 백신 ‘LBVC’, 디프테리아 등 백신 ‘LBVD’, 폐렴백신 ‘LBVE’ 등이 각각 임상1상 진행 중이다. 이밖에 2형당뇨 신약 ‘LC541239’ 등이 초기 연구 단계에 있다.
통상적으로 제약업계에서 최종 신약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성공 확률로 임상2상부터는 40% 이상, 3상부터는 5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합병 이후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을 목표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 중이다.
생명과학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새해 첫 일정도 바이오 생산시설 방문이었다.
박 부회장은 지난 5일 생명과학사업본부 익산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곳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인 항생제 ‘팩티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다음날인 6일에는 백신을 생산하는 오송공장을 방문, 생산·품질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기존 모기업의 여러 계열사가 갖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복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R&D 측면에선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레드바이오’와 팜한농의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쌓아온 지식과 기술을 적극 공유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생산 측면에선 LG화학이 축적해온 대규모 생산설비와 기술에 관한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화 속도를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무적으로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R&D에 필수적인 자금동원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될 수 있어서다.
지난 2015년 기준 LG생명과학은 매출액의 17.30%인 777억2300만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 기준 상위 20개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443억원을 투자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여기에 특히 여러 신약의 임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더욱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에 최대 연 5000억원 가량의 R&D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최근 진행된 불법 리베이트 관련 압수수색에 따른 혼란은 과제로 보인다. 지난 3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합병 이전 LG생명과학이 약가인하 폭을 낮추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따른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