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무디스 등 연기금 '시한폭탄' 경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개 선진국 정부의 부채는 공식적으로 44조달러로 집계되고 있지만 실제 수치는 이보다 세 배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적 연금과 그 밖에 퇴직연금 관련 부채를 감안하면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정부의 부채가 122조달러에 이른다는 추정이다.
17일(현지시각)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연금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월가의 일부 투자은행(IB)이 연기금의 잠재 리스크를 시한폭탄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와 별도로 미국 연기금의 자본 부족액이 올해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시선을 끌고 있다.
씨티그룹은 정부 연금 부채와 사회보장 및 공공 부문 연금 채무액 등을 감안할 때 선진국의 평균 퇴직 부채가 GDP의 19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한계 수위로 통하는 10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공적 연금의 미적립 부채는 당장 비용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정부 예산과 재정에 타격을 줄 수박에 없고, 무엇보다 규모가 눈덩이로 불어난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 IB 업계의 주장이다.
찰스 밀러드 씨티그룹 연금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통해 “선진국의 연기금은 말 그대로 시한폭탄”이라며 “머지않은 장래에 주요 국가가 연금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무디스는 미국 연금의 펀딩 갭(연금 지급액과 펀드 수입의 차액)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펀드 자산과 지급액의 괴리는 장기간 좁혀지지 않고 있고,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높다는 진단이다.
컨설팅 업체 크리에이트 리서치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아미 라잔 최고경영자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최고 및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한 결과 올해 7월 말까지 수익률이 평균 10% 하락할 경우 주요 공적 연금의 자본부족액이 952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고 전했다.
최선의 시나리오 역시 평균 수익률 5%를 달성한다고 가정할 때 펀딩갭이 올해 2000억달러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밝혔다.
무디스는 미국 연기금의 미적립 부채가 공식적인 발표보다 훨씬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가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연기금 부실로 인해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는 파산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